동지를 맞이하야 난 1년에 네 번 있다는
스톤헨지의 돌을 직접 만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러
그 곳으로 가려 하였다.

허나 아침의 알람은 무용지물이 되고
몹쓸 몸뚱아리는 11시 30분께에야 정상 작동을 하려하여
꾸물꾸물 뒤척이며 일어났다.

어차피 늦은 거 밥이나 먹고 가려
샤워 하고 밥 먹고 보니 시간이 아슬아슬하게 늦어진다.

13시 22분 기차를 타려 했으나
나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늑장 근성이 어디 가나.. 제기랄!!

지하철부터 시작해서 2~3분씩 딜레이되고
결국 13시 22분 기차를 아슬아슬하게 놓치며
플랫폼에서 50여분을 기다려 14시 22분 기차를 탔다.

16시가 다 돼서 도착한 Salisbury.

인포는 닫혀있고
버스는 역 앞에서 탄다는데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는 나는
일단 현금 인출을 위해 시가지 쪽으로 갔다.

편의점에서 인출기를 발견하였으나
왠지 저 곳은 수수료를 떼일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가벼웁게 지나치고 은행이 있는 인출기까지 가서 거금 £20!를 뽑았다.

다시 스톤헨지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역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2층 버스가 지나간다.
호, 이런 촌동네에도 2층버스가 다니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됨과 동시에
내 눈앞에 들어오는 버스의 목적지는 다름 아닌 Stonehenge tour bus..

악악악!! Damn it!! Fu*k!!

쫓아가서 잡을까? 아냐 뛰는 건 너무 귀찮아.
머릿속에선 두 가지의 의견이 마구 충돌을 일으켰고
게으른 몸뚱아리는 결국 역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역에 올라가니 아깐 보지 못했던 버스 정류장을 발견할 수 있었고
벽에 붙은 팜플렛을 찬찬히 보아하니..
어라? 10시에 첫차 출발해서 14시에 막차네?

난 지금 16시 20분이 지났는데?

아, 제길...이런 우라질.
그냥 시내로 가서 Amesbury로 간 뒤에 다시 가야겠다 마음 먹고
버스 정류장을 찾아 갔다

작은 동네라 외국인은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동양인이 은근히 많더만...뭐 90% 이상이 중국인이겠지만;
흑인이랑 인디언들도 꽤나 있고.

여차저차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문 닫았네?
뭐지 이런 경우는? -_-a
그냥 버스에서 직접 돈 내고 타는 갑다..해서 시간표를 봤는데
이거 뭐 일요일이라고 근처에 있는 동네임에도 한 시간에 한 대라니..

한 5분 정도 기다렸을까?
가슴 한 구석 모세혈관으로부터 짜증이 솟구쳐오르더니
결국엔 gg. 포기.
나 안가, 안만질래.

Salisbury 동네 구경 좀 하다가 성당에 갔다.
Salisbury Cathedral은 영국에서 가장 높은 첨탑을 갖고 있고
영국에서 가장 넓은 수도원을 가지고 있단다.
또, 대헌장[Magna Carta] 원본 4개 중 가장 상태가 좋은 것도 여기 있다.

오밤중[이지만 실제 시각은 5시 30여 분?]에 성당에 행사가 있는지
온 동네 영감님들과 마나님들이 죄다 모여드는 듯 했다.

왠지 건물 안 예배당 입구에 기도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아무튼 지키는 사람이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두 번째 사진은 손각대로 이뤄낸 쾌거!!]

오밤중이라 사진 찍기도 뭣하고 부근에 박물관들은 당연히 다 닫았고
해서 그냥 바깥이나 한 번 휭~ 둘러보고 왔다.

역으로 오는 길에 케밥을 사먹을까 말까 깊은 내적 갈등을 겪었으나
이렇게 어처구니 없이 25.2파운드를 날려먹은 것이 아까워 그냥 아끼기로 했다.




쇼핑몰 늘어선 거리.




아오, 돈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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