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걷는 얘기로 돌려서,
걸어도 걸어도 스탬프 찍을만한 곳이 안보인다.

그러는 와중에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넘어왔다.

계속 전진하고 있는데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줘서
가방 한쪽으로 둘러메고 바람에 옷이나 말리며 걷고 있던 와중,
갈림길이 나왔는데 이거 뭔가 수상하다.

파란 화살표는 보이는데 끄네끼 묶은 게 안보여!!

이 길이 맞나 싶지만 그래도 생각에
적어도 질러가는 길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과감히 들어갔는데 앞에 물 웅덩이가 -_-;

옆에 담장 너머 감자? 심어놓은 밭에 들어가
물 웅덩이가 가로막은 부분을 건널 수 있었다.


이런 나무도 있다.

여기가 어딘고 하니 종달리로구나..
이리 저리 헤매며 제주 가는 버스 타는 곳을 찾고 있었는데

어라? 올레 코스로 와버렸네?

하하..허허..이런..

옆에 초등학교가 있어!!
그럼 여기가 시흥초등학굔가 뭐시깽인가!!
나 처음으로 온 것임?!

그런데 이상하게 올레길 끄네끼랑
파란 스프레이 화살표가 계속 보인다?
여기가 그 초등학교가 아닌가?
시흥이 아니고 종달 초등학교였다.



길을 건너 또 걸어걸어 가다
쉼터가 보이길래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봤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단다.
헐, 그럼 비행기 놓칠라!!

그러면 당장 근처에 제주 가는 버스는
어디서 타냐고 물으니까 뒤로 가란다.
초등학교 옆에 있다고.

고맙다고 얘기하고 다시 돌아와서 버스를 기다렸다.

성산일출봉에서부터 하드코어로 몸뚱아리를 굴렸더니
온 몸이 다 젖었다.

작년 여름 Verona와 Napoli에서 땀에 쩔었던 그 모양 그 꼴이다.
빤쓰고 뭐시고 다 젖어부렀스.

땡볕에 등짝 대놓고 있는데 옷이 안말라. ㅜ_ㅜ

여차저차 제주로 오는 버스를 탔는데 3,000원 달란다.

헐, 서귀포에서 성산 일출봉까지 3,000원이었는데
왜 여기서 제주까지 3,000원이냐 이놈들아!!

도대체 거리 산정을 어떻게 해서
가격을 매기는지 의혹은 깊어만 가지만
좀 있으면 떠나니 뭐 알아서들 하시고..

버스에서 졸다가 깨다가 하다보니
터미널에 다 와가고 내 옷도 앞은 꽤나 말랐는데..
소금기가 옷에 잔뜩 묻어났다. -_-;
작년에 그걸 몰랐던 이유는 흰옷이기 때문이었구나!!

어쨌든 터미널 도착.

옷에서 쉰내 쩐다.
누가 냄새 맡으면 한 열흘은 옷 안빤 사람으로 알겠는데
이거 오늘 처음 입은 거라능. ㄱ- 바지는 이틀째.

길 건너서 공항가는 버스 타려고 보니
여긴 500 번이 안서네?

100 번인가가 공항 간다고 써있길래
그래도 확인차 공항 가냐고 물었더니
한 40분 걸린다면서 300번 타란다.

300번 배차시간 보니까
헐, 35~40분에 한대꼴 -_-+

이 버스도 한 5분~10분 전에 이미 떠났다.

확 택시 탈까? 갈등을 했으나
500번 버스를 타보려 버스로 왔던길 돌아가서
좌회전을 한 뒤에 버스 정류장까지 갔는데
여기가 아니네?

그래서 그냥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기로 했다. -,.-
다만 왔던 길로 되돌아가지는 않고
근처에 있는 골목을 이용해서 가다가

편의점 발견!!

목이 타던 차에 잘 됐군.

들어가서 오만원권을 깰까 말까 고민했지만
그냥 카드 내기로 하고 즐겨먹는 비싼 커피-_- 사먹었다.

어이쿠..
직원 분 가슴골 한껏 내놓은 민소매 티샤쓰 입고 계시네..

편의점에서 나와 커피 빨아제끼며
터미널로 돌아가는 길에
제주 중앙초등학교 옆 다리를 건너는데
2007년에 태풍 나리가 동네를 물바다를 만들어놓았다며
당시 치수량?을 표시해놨는데 도로 위 1m는 족히 넘는 듯. -_-a

터미널 앞 정거장에서
23분이 다 됐는데도 300번이 안온다.

25분까지만 기다리고 그래도 안오면
택시타고 가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데

왔다!!

공항까지 얼마냐 걸리냐고 물으니
바로 간단다.

현금 1,000원을 냈는데
50원을 거슬러준다.

뭥미? 왜 이번엔 50원 깎아줌.

암만 생각해도
제주도 버스 가격은 으픈 프라이스다.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받는 듯?

어쨌든 요거타고 공항으로 왔는데..
버스 기다리는 시간에 걸어왔으면
이미 도착했을 듯한 거리네.

공항에서 티켓 수령하고
올라가서 면세점 있길래 구경함 해볼까 했는데
맨 화장품 가게 밖에 없다.
술 가게가 있었는데 양주는 아직 관심이 없어서 패스.

삐대다보니 비행기 출발~ 해야 하는데
오가는 비행기 많다고 이륙 5분 지연.

청주공항에 다 와가니 이 동네는 어째서 비가 내리는 것이냐!!

이런 젠장!!

출발이 늦었던지라 도착도 늦어서 44분에 비행기에서 내렸다.

50분에 버스 출발인데 급똥줄!!
이거 놓치면 안돼!! 한참 기다려야돼!!
번개같은 스피드의 속보로 결국 캐치!!

오만원권인데 잔돈 되세요? 물으니 안된단다.
기다려 달라고 하고 다시 공항으로 들어가서
비타 500 큰 거 사니 1,500원이다.

잔돈 48,500원 받아다가 3,500원 고대로 드린 뒤 탑승.

대전에 도착해서 뭐 타고갈까 고민하다가

아오, 옷에서 쉰내는 쩔지 비는 오지..
우산은 있었지만 나도 짜증나고
주변 사람도 짜증날까봐 택시타고 귀환했다.

환상의 섬 제주에서
환장할 2박 3일은 이렇게 끝났다.




※Localog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정식 명칭이지만 편의상 영어는 제주도로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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