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예매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내한이 취소되면서 날려먹었는데
올해는 드디어! 왔다!



잠시 위의 사진 한 컷 남기고 어디로 입장하면 되는지 한 번 둘러보고 난 후
남아도는 시간을 어찌할 수 없어 야구장에 가기로 하고 잠실 야구장으로 이동했다.

티케팅 후의 이야기는 별도로 포스팅했으므로 생략한다.


야구장에서 나와 52분에 찍은 사진.
흐익~~ 사람들이 바글바글~

입장을 하러 가는 길에 몸에 쇠꼽이 있나 없나 그거 체크 하고 가방검사도 했는데
커피가 있었지만 240ml짜리 페트병에 담긴 거라 그런가 못 봐서 그런가 별다른 제지 없이 통과되었다.


내 자리 G2 307에서 착석 후 찍은 사진.
그래도 G2인데 여기서도 꽤나 멀다... ㅡㅜ

19시부터 사전 공연 한다던데 뭐 그냥 녹음돼있는 거 틀어주는 거 말고는 모르겠는데?

20시가 다 돼 갈 무렵, 내 앞자리에 커플이 앉았는데
헐, 남자 앉은 키가... 왜케 크냐...
아까 야구장에서도 그렇고 여기도 그렇고 왜 나에게 차단된 전망을 내리는 것이야.

그리고 배터리가 없어서 갈았는데 그 뒤로 인터넷이 안 돼 딥빡.
야, 이... 롯칰 전 8회 초부터 연결이 안 돼... 아, 나...
양껏 짜증이 부풀어 오른 상태에서 공연이 시작 되었고 칰롯의 결과는 모른채
공연에 집중하고자 핸드폰은 주머니 안으로 고이 접어 나빌레라.


계속 안에 있던 핸드폰을 잠시 꺼내서 Here Today 부를 때 한 컷.
딱히 곡에 관한 무슨 이유가 있다기 보단 그냥 무대가 위로 올라와서 -_-;

이 곡 부르기 전에 The Long and Winding Road 부를 때
G석에 있는 객석 모두 가 그려진 종이를 들고 흔들었다.
물론 나도 함께 하느라 사진을 못 담았는데
폴 매카트니 경, 감동 제대로 받은 듯 싶어 괜히 뿌듯했다.
현대카드 페북인가 정태영 사장 페북인가에
정태영 사장과 유희열 씨가 종이 들고 있는 사진 올라왔던데ㅋ

Ob-La-Di, Ob-La-Da 부를 때엔 함께 하자고 하며
후렴 부분을 관객에게 넘기기도 했다.

Back in the U.S.S.R.의 연주와 노래를 마치고
피아노로 돌아가서 건반을 치는데 소름이 쫘악~~~~~~~

Let It Be

그렇다.
Yesterday와 더불어 국민 팝송 양대 산맥인 곡이 흘러나오는데 오옴마.. 소름이 소름이..

모두들 모바일폰 플래쉬를 켜서 흔드는데 장관이었다.


으아아아아! 장관이다!

사실 이거 부를 무렵엔 비가 제법 내려서 난 동참하지 않고 이 사진 한 컷만 담고 말았다.
또 난 플래쉬 앱을 설치하지 않아서 카메라 앱을 켜 두는 방법 밖에 없었기도 했고..
전화기랑 가죽 커버가 젖을까 봐 하지 않았다. 이점은 암쏴리.

다음 곡 Live and Let Die 부를 땐 폭죽과 다양한 특수효과 때문에
곡이 끝나고 귀가 멍해서 안 들린다는 제스쳐를 보이는데 좀 웃겼다.

그리고 Hey Jude.
Ob-La-Di, Ob-La-Da를 뛰어넘는 떼창 종결 곡이었다.

아까 The Long and Winding Road 할 때 들었던 종이를 다시 들었어야 했는데
비에 홀딱 젖어서 찢어지는 바람에 나는 가슴속에 흐르는 눈물을 머금고 포기.

나나나~ 할 때 매카트니 경이 '남자만~', '여자만~' 하는데 왜 웃기던지 ㅋㅋㅋ

Hey Jude를 끝으로 정규 공연은 다 마쳤나 보더라. 역시 마무리는 Hey Jude지.
마치 London 올림픽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게 내가 가장 최근에 본 무대라-_-;

무대를 마치고 백스테이지로 내려간 폴 매카트니 경을 애타게 기다리던 관객들은
소심한 듯 그리 크지 않은 목소리로 앵콜을 외쳤으나
순간, 저 뒤 P, R, A 관객석인 것 같은데 Hey Jude의 나나나를 부르기 시작,
아직 Hey Jude가 끝나지 않은 듯 모두가 앵콜을 외치는 대신 떼창을 시작했다.

얼마 후 폴 매카트니 경이 올라오고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앵콜 곡이 아니라 관객의 떼창에 맞춰 Hey Jude를 다시 하쟈나~ Reprise쟈나쟈나~

Yesterday를 필두로 두 번째 앵콜 무대를 마무리할 때 즈음
시간이 늦었다며 '가야해요~'라고 한국말로 얘기할 때 또 빵 터졌다.

The End를 끝으로 무대를 진짜 마쳤고 나도 집으로 귀가하기 퇴장.


그리고 쓰는 후기인양 남겨 보는 글.

1.
나는 딱히 뭐랄까.. 되게 좋아하는 팝 가수는 없다.
단지 어느 가수의 특정한 몇 곡만을 알 뿐이지.
사실은 되게 좋아하는 배우나 가수나 뭐 이런 게 없긴 하다.
영화나 곡이 나오면 믿고 보거나 듣는 몇 사람이 있긴한데
그 배우, 가수를 좋아는 하지만 그렇다고 빠돌이 같이 매우 좋아해서 찾는 건 아닌지라..

특정 가수의 후렴이 마음에 드는 특정한 몇 곡만을 좋아할 뿐인데
요즘 시대에 얼굴 내미는 가수로는 Adele, Bruno Mars, Ne-Yo...
곡 나오면 한 번은 찾아 들으려고 하는 팝 가수는 이 셋 정도.

옛날 가수로는 (언급 순서와 선호 순위와는 무관)
John Denver - Take Me Home, Country Roads,
Stevie Wonder -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와 Isn't She Lovely,
Carpenters - The Rainbow Connection,
그리고 Queen과 ABBA의 곡들이 지금 당장 생각 나네.

그 마저도 가사를 완벽하게 외우고 있는 팝 음악은 없다.
가사를 주면 따라 부를 순 있게 노래방 이용에 최적화시켜 놓았다.

전화기에 담긴 팝 앨범이 있긴 하지만 폴 매카트니 경의 음악은 싱글곡도 없다.

따라서 나는 Yesterday와 Let It Be, Hey Jude도 일부분만 따라 부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공연에서 무슨 곡을 부르고 있는지도 모르는 곡이 더 많았던 무지랭이다.
작년에 예매할 때에도 그리고 공연을 보기 직전과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한국 관객들의 떼창에 감동 받아 가는 뮤지션들이 많지만
난 그 돈 내고 노래 부르러 가는 게 아니라 가수의 목소리를 현장감 있게 듣고 싶다는 주의라
우리나라의 공연 관람 문화와는 좀 거리가 있는 사람이다.
내 개인적 취향을 밝히는 것일 뿐 이리 적는다고 우리 공연 문화를 뭐라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열광적으로 떼창을 펼친 Let It Be와 Hey Jude에서도 극히 미약한 수준의 데시벨로 동참했다.
오히려 목소리를 더 크게 냈던 때는 연주와 연주 사이 잠깐 한 마디씩 하면 그에 응답할 때였다.

2.
팝 음악 콘서트는 나랑은 꽤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왔기도 하고
팝, 가요를 불문하고 음악 콘서트 가격은 좀 부담으로 다가왔었다.
물론 폴 매카트니 경의 공연 가격도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은 원작이 영어면 영어를 고집하는 모순된 인간이기도 하다.

행사장에서 본 거 말고 돈을 내고 간 음악 콘서트는 두 번째,
한 가수의 단독 공연이자 팝 가수의 콘서트는 처음이었는데

이 콘서트엔 게스트도 없었고 한 곡이 끝나고 다음 곡이 이어질 때까지
악기 교체를 하는 아주 잠깐의 텀 밖에 없이 그렇게 2시간 40분 가량을 혼자서 꽉 채웠다.
심지어 물도 마시지 않았다.

2.5.
김성근 감독이랑 동갑이던데 연세가 칠십이 넘는 두 노구께서
나이를 잊은 듯한 펑고와 가창력, 또 그를 뒷받침 하는 체력을 보여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The End를 마친 후였었나? 그 전이었나 가물가물한데
다시 보자는 그 말을 꼭 지켜줬으면 좋겠다.

내 이번엔 G2를 구했는데 다음엔 필히 G1으로 가 더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다.


티켓.


Setlist(셋리스트).
출처는 setlist.fm - the setlist wiki

4월 21일, 23일 공연과는 첫곡만 다르고
25일 공연과는 세 번째 곡만 다르고 27일 공연과는 첫 번째, 네 번째 곡이 달랐다.
28일 공연은 앵콜 공연이라 그런가 좀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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