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erosso.

음...
바다 내음이 진하게 풍겨오는구나..
라고 느끼며 열차에서 내리는 순간,
무언가 내 가슴을 쾅 때리는 느낌이 들었다.

Bollocks!!

온 천지가 가족단위 혹은 연인들이었다.

그 무리 곁에서 홀로 외로이 주변을 서성대던 동양인 한 놈.
그래요, 그게 나에요. -_-

아, 내가 여기 왜 왔을까,
그냥 다시 Milano로 돌아갈까?
진짜 심각하게 고민했었더랬다. ㄱ-

그 와중에 일단 Riomaggiore에 알아놓은 숙소가 있어
그리로 가려고 매표소를 찾았는데 안보이네?
헝..이거 뭥미?

역 밖에 나가서 두리번 거린 뒤에 다시 왔는데
내가 찾던 매표소가 아까 본 매표소가 맞는데 문닫았네?
이런 #%@$%&$%#!!!

매표소 근처 기념품 가게에서 표를 물어봤는데
다행히 팔아서; (대체 왜?)
Riomaggiore로 고고싱.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기서는
커플과 가족들이 주는 심리적 대미지가 없어서
한편으론 안도.

Anyway, 숙소를 찾기 위해 챙겨온 주소를 가지고
Informazione에서 어딘지 다시금 확인하고 갔으나..
문 닫았다. -_-
으앙~~ 이 동네 진짜 뭥미~?!

속으로 아, 이제 어떡하지를 연발하며
또 다른 숙소를 알아보고자
아니, 그 전에 내가 찾던 주소가 여기가 맞는지
다시 한 번 알아보고자 일단 동네를 더 뒤지기로 했다.
언덕을 한참 올라간 끝에 찾아낸 파출소였나 인포였나에서
재차 숙소 위치를 확인했는데, 거기가 맞다. ㄱ-

내려오는 길에 좀 고급(?!) B&B같아 보이는 곳에 들어가서
빈방있냐고 물었는데 없다고 하면서 친절하게
근처에 여행자용 싼 숙소를 알려줬다.
그래서 거기에 갔지만 헝..여기도 문 닫았다.
헐, 나 삐졌뜸. -,.-

예서 숙소 찾는 건 이제 포기하고
5 Terre 內 유일한 호스텔이 있는 Manarola로 가기로 결정.
그리로 가려면 via dell'amore를 지나야했다.




'사랑의 길'을 유유히 혼자 걷는 난 좀 짱.


Manarola 도착 전 마을 사진.

Manarola에 도착해서 호스텔에 가보고
여기도 없으면 진짜 짜증나서 Milano로 돌아가려고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고 호스텔로 갔다.
도착 전 미리 약도 숙지 단단히 해서 별 무리없이 왔다.

'빈 방 있나염?'
'몇 명이염?'
'저 혼자염, 1박염.'
'1자리 있네염.'

오, 있었다!! 있었어!!

2층이랬나 그랬는데 우리랑 층수 세는 법이 다르고
제대로 못들은 탓에 꼭대기층까지 가서 내려오는 방법을 선택v;

들어왔는데 여기도 미제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아, 난 쫌 미제가 싫으네염.

인사치레 대충하고 매우 허기도 지고
시트를 안챙겨온 관계로 다시 내려와서
시트 챙기고 식당에 갔는데 8시 30분 까진데
내가 내려온 게 45~50여 분..헝..닫았네.

불쌍한 표정으로 주문 못하냐고 물었는데
불쌍한 표정이 먹힌건지 파스타는 다 정리해서 안되고
피자는 된다고 해서 피자 먹기로했다.

한 20여 분 뒤에 마르게리타가 나왔는데
이 뭐임? 피자 위에 기름 둥둥 뜨고
도우에 토마토 소스 한 번 휙 두르고 피자 치즈 좀 얹은 게 다네?
Firenze에서 먹었던 건 햄이라도 올려져 있었지 이건 좀..ㄱ-

이런 걸 돈 내고 먹어야 한다는 사실이
매우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뭐 별 수 있나,
주문은 했고 배는 고프니 먹어야지.

도우 겁나게 딱딱해서 턱 상하는 줄 알았다.
근데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맛은 그럭저럭.

먹고 올라가 시트 정리하고 샤워하려고 했는데
수건을 안챙겨와서 다시 내려가서-_- 수건 챙기고
[제길 물 값도 받고 수건 값도 받아!!]

샤워하러 고고..
5분에 50센트라 평소 샤워 습관을 봐서 넉넉하게 코인 챙기고
그래도 좀 아껴보고자 머리 적시는 건 미리 세면대에서-_-
좀 많이 찌질해보이지만 다행히 보는 이가 아무도 없었던지라;

코인 투입하고 잽싸게 샤워 시작.
오호, 다 씻었는데도 물이 계속 나오는 걸 보면
내가 은근히 빨리 씼었던 듯?
그래서 체감상 한 2분은 더 있었는데 그래도 안그쳤다.
고장났나?

샤워 마치고 머리 마르기를 기다리며 바깥 구경하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겁내 큰 벌레가 방안으로, 내 자리로 등장,
어헉!! 놀란 가슴 쓸어내리고 확인하니 잠자리였네.

국민학생 때는 잠자리랑 매미 잡으러 많이 돌아댕겼는데
요즘은 무서웡~,.~

각설.
고 놈을 잡아다가 창 밖으로 방사(?) 시켰는데
전등빛 때문인지 이내 다시 들어왔다.

두 번이나 풀어줬는데도 자꾸 들어와서
한 번만 더 들어오면 죽일라고!!
했는데 이놈이 나의 살기를 느꼈는지
내 자리로 안오고 다른 사람 자리로 가길래 그냥 관망.

룸메 한 놈이 컴질을 끝내고 다른 친구들 만나려 가려는지
내려가는 길에 고 녀석을 보더니
새로운 룸메라고 웃으며 농을 던지길래
별로 안웃겼지만 웃어주는 극강의 매너를 발휘.

룸메들은 다 나가 없고 나만 방을 지키면서
머리가 마르길 기다린 뒤 이내 즐잠.

내일은 행군하는 날이니 푹 자둬야지.


방안에서 달이 보이길래..


저기 저 양놈들을 보아라.


※Localog에서 Cinque Terre는 행정구역상의 이름이 아니지만 편의를 위해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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