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즈음 일어났나?

머리 감고 세면하는 동안
친구가 아침을 준비했다.

헐, 아침밥 먹은게 얼마만인지..

친구덕에 하룻밤 잘 묵고
터미널로 가서 9시 45분
보성行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인성리에서 내리라고 했겠다..
게스트 하우스 홈페이지에서
본 바로는 5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버스만 타면 자동으로
눈이 감기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터라
한 40분을 졸았다 깼다.

이제 슬슬 도착하나 싶은데 영 감이 안온다.

초등학교 지나면 인성리라고 했는데..
지도에서 본 바로는 농협이 보여야 하는데..

...
..
.

허허, 초등학교 지나면 바로 내렸어야 했는데
찰나같은 순간에 다음 정거장을 지나쳤다.

버스가 떠나자마자 보이는 보성 농협. -_-

괜찮아,
난 쿨한 남자니까.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면 되지 뭐..

어라? 어라라?

이 뭥미..
갑자기 정류장 간 거리가 왜케 멀어..ㄱ-

얼레?
다음 정거장인 대정고등학교를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제껴버린다.

헉, 이런 씨발 ㄱ-

결국 모슬포까지 가버렸다.

돌아가면 한 30분 걸릴 것 같은데..

10시 54분에 하차해서 얼마나 걸리나 체크해보자.

11시 22분.
보성 농협이 지근 거리에 있다.

결국 30분만에 도착했군.

가만있어보자..
게스트 하우스를 어디로 가야하더라..
지도 상에선 파란 지붕이 보였는데..

오호라,
예로구나.

지난번에 어느 방송이었더라?

여튼 말레이시아 주인장이 제주에 정착해서
게스트 하우스를 열었길래 호기심에 한 번 와봤는데
교통이 불편하긴 하구만..

근데 개[탐라]도 그렇고 주인장도 그렇고
Check Out할 때까지 못봤다.

없다고 해서 뭐 묻고 싶을 정도로 궁금한 건 아니었으니까.

3일 동안 지낼 수 있냐고 물어보고 가능하다기에
Check In을 하고 이것저것 설명을 듣고난 뒤
올레 11번 길을 가기 위해 가는 곳을 물었는데
직원이 잘 모른다. -_-

게스트 북에 다녀온 사람들이 적었다며 보라는데
내가 지금 시간이 없어요.

일몰 전에 오려면 지금 부지런히 출발해야 했기에
앉아서 그거 보고 있을 시간이 없지요.

모슬포로 다시 갔다.
이번엔 버스 타고 갔다.

내리기 전 기사님께 올레길 가려면
어디로 가냐고 물으니 아래로 가란다.

밑으로 내려가는 길에
하나로마트가 보이길래
초콜릿과 물을 샀다.

확인차 계산원에게 올레길을 물으니
잘 모른다. 헐..

무슨 체육관인가..내가 뭐라뭐라 했더니
체육관은 아래로 내려가라고 해서 일단은 계속 南으로 갔다.

내려 가니 체육공원이란 곳은 보이는데
체육관은 커녕 비슷한 건물도 안보인다.

이런 씨발 어디가 올레 코스고
어디가 도장 받는 곳인지 표시를 크게 해놔야 할 거 아니야!!

계속 南向하니 가파도랑 마라도 선착장이 보인다.

암만 봐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

되돌아 오는 길에 횟집에 들어 올레길을 물었는데
뭔가 차가운 듯한 말투로 '그런 거 모릅니다' 라고 했다.

나같이 길 묻는 사람들이 워낙에 많은 탓일까?
조금 언짢았지만 뭐 그 분 말투가 원래 그럴 수도 있으니..

근방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 가서 묻자
잘 알려줬다.

체육관이 아니고 체육공원이구나.. -_-

어디 있지 하며 두리번거리니
전방에 스탬프 찍고 있는 한 올레꾼이 있었다.

몇 보 뒤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그 분이 스탬프 찍으시게요? 하기에
파스포트 사려고 한다고 했더니
문 닫았네요. 했다.

어?

점심시간이라 닫았겠지하고
올레지기에게 전화를 했더니

점심 시간이라 닫은 게 아니고
그냥 쉬는 날. -_-;

근방에 파스포트 살 수 있는 곳 없겠지요?
하며 물으니 그렇단다.

뭐, 당연히 그렇겠지..

아, 이런 썅. 짜증난다.
일정이 꼬이게 생겼어!!

뭐할까 이리저리 짱구를 굴린 결과
테디베어 박물관에 가기로 결정.

사실 정확히 어딨는지는 모르고
대충 서귀포에 있는 줄로만 알았기에
일단은 서귀포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2천원 달라네.

서귀포에 도착하여 터미널 안에 딸린 인포에 가
일단은 올레 파스포트 구매하려 했는데
저~기 있는 GS25 가란다.

GS25에 가서 파스포트 달랬더니
사람이 너무 많이 찾아서 이제 안판단다.

-,.-

그리곤 올레 사무소인지 뭔지에 전화해보래서
전화 번호 찍고 나와 전화하니 어디 알려주길래
거기 전화하니 다 팔렸단다. -,.-

아오, 시팍!!

터미널 옆에 이마트가 있는데 입구 옆에
올레 코스 어떻게 가는지 설명이 나와있길래
7코스를 살펴 봤더니 택시 타고 가라네?

일단 이마트에 들러서 숙소에서 마실
맥주나 좀 사려고 했더니 안팔아. -,.-
아사히 죽센이 4캔짜리라 그거 사려고 했더만
안파니 이거 원..쓰읍..

칭따오나 타이거는 6캔들이라 무거워서
돌아다닐 때 힘들어서 패스.

캐나다 드라이 진저 에일이랑 토닉 워터
사가지고 나온 다음 다시 인포로 들어가서
외돌개에 택시 타고 가려면
얼마나 나오는지 물어본 뒤
거기 혹시 파스포트 팔 것 같냐고 물으니
자기도 모르겠다며 올레지기한테 전화해보란다.

전화번호 받은 뒤 전화하니 안받네...
이런 씨발!!

아오 빡쳐!!

이렇게 된 이상 올레고 지랄이고
그냥 테디베어 박물관이나 가야쓰겄다하고
매표소로 가서 테디베어 박물관 어떻게 가냐 물으니

길 건너서 공항 리무진 타란다.
길 건넌 뒤 버스 정류장으로 가고 있는데

두둥!!
리무진 도착!!

그런데 날도 덥고 짜증나고 뛰긴 싫어서
그렇게 눈 앞에서 한 대를 보내고 나니
배차 간격 18~20분. ㄷㄷㄷ

넨장맞을 ㄱ-

오매불망 버스를 기다리며
허탈한 마음 삼키려 사진이나
한 방 찍어보려고 했더니..

안켜진다?

응?

뭐지..
분명 오기 전에 검사 했었는데?

그게 보름은 지나긴 했다만
그렇다고 보름만에 배터리 게이지 만땅이던 놈이
자연방전으로 엥꼬가 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

하아..
올레길 못오르는 것은 차라리 잘 됐구나 싶다.

인증샷을 남겨야 하는데
카메라가 먹통이니 가봤자 무슨 소용이 있으랴.

한참을 기다린 뒤 다음 버스에 올랐으나

테디베어 박물관 가죠? 라 물으니
안간다는 대답.

헐, 이거 뭥미?

ㅏ어노 파ㅓㅇ로 ㅏㅗㄴㅁ이ㅏㅓㅏㄹ옿 ㅏㅓ;ㄹ
ㅓㅣㅁㄴㅇ 챂;ㅜㄴㅇ;ㅣㅏㅗㅎ ㅏㅓㅇ나ㅡㅜㅊ
ㅁ나ㅣ어 ㅡㅏㅜㅇㄴ 프ㅜㅏㅓㅇㄴ ㅠ허ㅏㅠ ㅇ

으아아아아아아!! 이 씨발!! 아무나 싸우자!!

짜증과 분노 게이지는 이미 Max를 찍고
짜증이 오만상 난 가운데 다시 인포로 들어갔다.

그 짧은 시간동안 벌써 세 번째인가 네 번째인가..

테디베어 박물관 가려면 어떻게 가냐고 물으니
들려오는 대답은 매표소에서 들었던 것과 같다.

그래서 내가 벌써 두 댈 보냈다고 했더니
그 시간에 두 대나 갈 리가 없는데..하며
여미지 식물원 옆에 있다 얘기해줬다.

헐, 여미지 식물원은 행선지에 나와있어서 아는데!!
테디베어 박물관이 여미지 식물원 옆에 있나요? 했더니
길 건너 맞은 편에 바로 있단다.

이ㅏㅁ너 리ㅏㅓㅇㄴㄹ ㅣㅏ머니ㅏ먼이ㅁ나ㅣ어ㅇ
마너루 ㅣㅏㄴ멍 ㅣㅏ머ㅣ아ㅓㅁㄴ ㅣㅏ어 ㅣㅏㅂ
ㅏㅣㅁ니 라ㅓㅣ나어ㅣㅏㅁ넝 ㅣㅏㅓㅣㅏ믜ㅏㄴ의

다시 공항 리무진을 기다린다.

아, 씨발 진짜 오늘 좆나 빡친다.
씨발 짜증 좆나 나서 내일 육지로 올라 갈란다
씨발 이런 좆같은 제주도 내가 씨발 다시 오나봐라 씌발!!

정류장에 앉아서 욕을 한 되박 씹어대니
버스가 왔다.

테디베어 박물관 가죠?
하니 간단다.

아까 그 버스 기사 새끼는 안간다더만
씨발 그 새끼는 지가 다니는 길인데
뭐가 있는지도 모르나 씨발 새끼.
아오, 개같은 새끼 생각할 수록 빡친다.

버스는 이리저리 중문 구석구석을 돌아가고 있는데
코너를 돌던 중 매의 눈으로 찾아낸 테디 베어 박물관!!

헐, 아직 여미지 식물원 가려면
몇 정거장 남았는데 왜 벌써 나오지!!

여튼 다음 정거장에서 바로 하차한 뒤
되돌아 올라갔다.

입장료 7천원의 압박!!
이런!!

제주도 온 김에 동생 생일 선물 사주려고
그냥 들어갔다.

들어가니 가족과 커플의 압박이 대단하다.

난 대강 츄리닝 바지에 반팔 티 차림에
아디다스 쓰레빠를 질질 끌며,
온 국민의 가방인 N사의 백팩을 걸치고
양 손은 주머니에 쿡 찌른 채 땀만 낼 뿐.

들고 온 카메라가 먹통인 것도 그렇지만
도둑맞은 Lx3 생각이 간절했다.

[내 기필코 Lx5 사고 말리라..!!]

3층에서 휭하니 바람처럼 둘러본 뒤
기념품 매장에 내려갔다.

사진 찍지 말라고 버젓이 붙어 있는데
기념품 잔뜩 집어든 뒤 쪼그려 앉아서 사진 찍는 냔들 뭐임?

싸이에 올려야지~
이 소리나 하고 앉았고 허허..

각설.
기념품 가게 가니까 사고 싶은게 너무 많아 헐헐 @,.@

근데 선물로 사줄만한 게 없어!!
만원 넘어가는 건 안돼!! 내가 돈이 없어!!

적당히 커버 가능한 가격대에서
생일 선물용이랑 사촌 동생 기념품용?으로 하나씩 사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핸드폰에 달아도 되고 가방같은 데에 달아도 된다.

여미지 식물원이 맞은편에 있다는데
이거 뭐 어디가 입구야?

카메라가 없기에 들어갈 이유는 0.1%도 없어졌다.

숙소로 돌아갈 버스를 타기 위해
중문 입구까지 올라갔다.

...
..
.

버스 겁나 안온다. ㅡㅜ

내 옆에 있던 아가씨 두 명은
담배를 하나씩 입에 물더니 뻐끔뻐끔 펴댄다.

난 음료수를 섭취 중.
음료수를 다 마시고도,
아가씨들 둘이 담배를 다 피고도 차가 안온다.

그렇게 기다리다..

왔다!!
인성리 안간단다. 다음 차 타란다.

왔다!!
서귀포 시내 버스다.

왔다!!
인성리 간단다!! 탔다!!
근데 자리에 앉으려니 안간단다. -_-
다시 나왔다. -_-+ Fuck!!

담배 피던 아가씨들은 이 버스를 타고 산방산으로 떠났다.

난 또 기다린다.
길 건너에서 아가씨 한 명이 이리로 온다.

얼굴은 이쁘장하니 생겼는데
햇볕에 비치는 무릎의 다리 털이 적나라하구먼..-,.-;;

왔다!!
서귀포 시내 버스다.

왔다!!
두 대나 왔다!!
응? 뒤에 버스?!

드디어 간다!!
아오!! 교통 완전 개불편!!
30분을 삐댔네 씨발!!
자꾸 제주도에 정떨어지는 일만 생겨난다.

여차저차 다시 숙소로 돌아가서
비행기 시간 변경하려고 컴퓨터 고쳤냐고 물어보니
새로 살 것 같다고 안고치는 듯한 뉘앙스길래

어차피 모슬포 갈 거
직원에게 모슬포에 괜찮은 식당 좀 알려달라니
산방식당??이 있는데 자기가 길을 모른단다.

그럴 거면 말을 말던가 -,.-

고기국수 유명하다는 데는 알려줬는데
농협 맞은편이라더니 막상 가니까 식당이 없다!!

여튼 시간도 널널하게 남았고
밤이 되어봤자 할 일도 없기에
모슬포까지 설렁설렁 걸어갔다.

아깐 안가본 곳도 가며 설렁설렁 걷다가
그냥 길가에 있는 국밥집에 들어가 국밥 한 그릇 달라고 했다.

돼지국밥집이네?

국물은 희고 [투명하진 않다.]
소 대신 돼지 수육이 들어갔다.

다 먹고 계산하려고 일어섰는데
뒤에 TV에서 진행자가
다가오는 태풍 곤파스가 빠르게 북상한다며
비 피해 조심하라고 ㅋㅋㅋ

잘 되었느니라.
어차피 내일 가기로 마음 먹은 거
태풍까지 온다하니
더더욱 일찍 올라갈 수 밖에 없지 아니한가?

아까 매의 눈으로 살펴봤던 PC방으로 가서
제주항공이랑 이스타항공이랑 가격 비교했는데
9월 1일은 다들 저렴한데 8월 31일 가격은 왜 이모양이냐 -,.-

할인이 하나도 안된
그냥 오리지널 가격에 돌아가게 생겼구만.

그래도 할인 되는 거 탄다고
숙박비 2만원 더 무느니 그냥 가기로 했다.

PC방에서 전화번호 알아낸 뒤
돌아가는 길에 전화 걸었는데
대기자가 많은지 직원이 적은지
둘 다인지 모르겠지만 3분도 훨씬 넘게 대기했다.

간신히 통화가 되어 예약 변경하겠다고 했더니
구간 변경은 안된다고 해서 이거 취소하고
새로 하래서 그러겠다고 했더니 취소 수수료 없다네?

Oh, yeah~

새로 예매하고 숙소로 터덜터덜 돌아가서
카메라 배터리 충전하고 맥주 한 병 급하게 마신 뒤
샤워하고 자리에 누웠다.

컴퓨터도 없고 책도 없어서 그냥 잠이나 잘까 했는데
나도 모르게 선잠이 들었는지
내가 코 고는 소리에 깨기를 두 차례.

그러고 나니 이제 잠이 안와 ㄱ-
주방에선 코쟁이들이 식탁이 두런두런 앉아 시끌시끌 떠드는데
그 소리에 신경이 쓰여서 잠이 들 수가 없었다.

결국 10시 2~30분 즈음에
다시 수퍼에 가서 맥주 한 병 더 사온 뒤
잽싸게 마실랬더니...

두 병째 마시니 맥주 맛이 없다.
아오, 똥같은 국산 맥주.

여튼 그거 다 마시고 다시 올라가 누운지 30분 정도나 됐을까?

즐잠에 들어갔나보다.

오늘 하루, 이렇게 끝났다.


※Localog에서 제주특별자치도가 정식 명칭이지만 편의상 영어는 제주도로 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