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으로 MT를 가게 됐다.
집에서 한 큐에 가는 대중교통이 없어서
렌트를 할까 말까 며칠 전부터 고민했었다.
실제로 렌트카 업체를 네다섯 곳을 돌아본 결과,
로체 2~3년 정도 된 차량 12만원에 빌릴 수 있어서
만약에 빌린다면 이 곳에서 빌리고자 했다.
그리곤 카메라를 살까 말까
이것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카메라는 결국 사지 않기로 결정.
MT 당일 오전,
집에서 떠나 그 렌트카 업체에 갔는데
오오미,
로체고 뭣이고 K7 한 대 말곤 차가 다 나갔다.
사장님이 싸게 해줄테니까
이거 타고 가라고 꼬시기 시작한다.
아..안 돼!! 낚일 수 없어!!
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냥 가격이나 물어봤다.
지금 차가 이거 밖에 없어서 원래 이만큼 받아야 되는데
저번에 물어보기도 하고 해서 할인해서 14만 6천 원 나오네,
15만 원에 빌려줄게, 타고가. 이게 로체보다 더 잘나가.
14만 6천 원이라고 그래놓고는
4천 원 올려서 15만 원 받는다는 건 또 뭐야..
'제가 배기량이 중요한게 아니라 베르나나 로체나 별 상관은 없거든요,
물론 베르나는 휘발유라 안 빌릴 거지만.
그리고 K7은 로체보다 가스 더 먹지 않나요, 배기량이 큰데..'
그러자 사장님이 YF보단 조금 더 먹는데
로체와는 별로 차이 안난다고 하며 또 뭐라뭐라 자꾸 날 꼬득인다.
그러더니 지금 로체 빌릴 수 있다시며
조금만 기다리면 탈 수 있다고 꼬시기 시작했다.
'제가 12시까지 단양에 가야해서 더 늦으면 안될 것 같아요.'
여기서 빌리던 다른 곳에서 빌리던
로체급은 14만 원인지라 일단은 돈 뽑으러 간다고 하고 터미널로 향했다.
아반테나 I30 LPG는 어느 곳에서도 없었다.
동부렌터카는 저번에 갔을 때 직원이 없어서 들러보지 않았다.
동부나 KT나 일단 메이커라 인터넷에서 찾아본 바로는 비쌌다.
터미널로 이동 중에도
여기서 해? 말아? 해? 말아?를 많이 고민했다.
돈을 뽑고 다시 그 업체로 갔더니 사장님이
14만 원에 해준다며 내가 6천 원 더 받아봤자 뭐하냐고 했다.
그렇게 14만 원에 K7 계약 완료. 1일 8시간.
네비도 지금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고 했는데
그냥 쿨하게 빌리지 않기로 했다.
빌리면 하루 5천 원인데 시골길이 다 그렇듯
외길이라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다.
출발.
브레이크가 조금은 민감한 듯 했다.
몇 cc인 줄은 몰랐는데
기아 홈페이지 가보니 LPG는 3.0 모델 밖에 없네?
이것이 3000cc의 힘인가.
가속 페달을 조금 힘주어 밟았더니
갑자기 우웅~ 하며 치고 나가는데
오오미, 이래서 힘 좋은 차를 타는 건가.
그건 그렇고 렌트할 때
원래 기름 만땅으로 주는 거 아닌가?
렌트를 처음 한 게 한국이 아니고 영국이라
거기서 렌트 할 때 연료는 언제나 Full이어서
당연히 한국도 그럴 줄 알았는데
첫번째 칸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엥꼬라
근처에서 4만 원어치 넣었다.
내 카드는 S-Oil 충전소만 3% 할인 해주는데
S-Oil 충전소가 어딨는지 몰ㅋ랑ㅋ
부지런히 달려 북단양 IC로 들어갔다.
다음 로드뷰로 루트를 나름대로 숙지 했지만
직접 마주치는 것은 아무래도 좀 그랬다.
길을 제대로 가고는 있었지만
'이 길이 제대로 가고 있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여차저차 해서 丹陽八景 中 第一景,
도담삼봉島潭三峰에 도착.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광각이 아니라 돌덩이 세 개가 한 화면에 안 담기...는 불상사가..
다시금 LX3 생각이 간절했다.
아오 씨바 내 카메라 훔쳐간 도둑노무 새끼야.
벼락이나 맞고 뒤져라.
가운데 봉우리를 남편봉男便峰,
사진 왼쪽[방위 상 북쪽]에 있는 봉우리를 처봉妻峰,
나머지 하나를 첩봉妾峰이라 일컫는다.
전설에 따르면 처가 아들을 생산할 수 없어서
첩을 들였고 그 첩이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 연유로 처봉은 등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고
첩봉은 아들을 품에 안고 있는 모양새라 한다.
또, 이 삼봉은 원래 강원도 정선의 삼봉산이
큰 물에 떠내려와 이리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정선에서는 단양에 이것에 대한 세금을 요구했는데
어린 정도전이 가로되,
'우리가 오라고 했음?
외려 이게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으니 도로 가져가셈.'
이라며 기지를 발휘해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정도전의 호인 삼봉이 여기서 유래했다는 설과
삼각산[북한산] 밑에 살던 정도전의 지인들이 지어줬다는 설, 두 가지가 있다.
남편봉.
오른쪽에 있는 하트 모양까지 담으려고 했는데
집에서 확인해보니 잘렸다.
삼봉 정도전.
대강 사진 찍고 지근거리에 있는
丹陽八景 中 第二景, 석문石門으로 고고싱~
오메, 무슨 계단 경사가 이다지도 높단 말이냐.
올라가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데
다리에 벌써 근육이 뭉치는 느낌이 들었다.
운동을 어지간히도 안 했구나,
벌써 이 모양이라니.
정자가 코앞에 보일 때 다 온 줄 알았는데
아직도 더 걸어야 했다.
아오, 다리 벌써 풀렸어.
이런 몹쓸 몸뚱아리 같으니.
숨을 헐떡거리며 결국 석문에 다다르긴 했는데
이런 거지같은 카메라가 화면에 제대로 못담는다.
집에 와서 파일을 열어보니 이게 무슨 붉은기가;;
초록색 노이즈까지 생긴 건 아예 지워버렸다.
KBS 드라마 '추노'推奴 4화 중,
송태하[오지호 분]와 민폐 甲 언년이[이다해 분]가
추노꾼 이대길[장혁 분]의 추격을 피해 절에서 내려와 도망가는 중에
돌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이 석문 위에서 촬영한 것이다.
급하게 대충 찍고 올라가는 길에 미련이 남아 한 컷.
그지 깽깽이 같은 카메라같으니 ㅜㅜ
12시 50분까지 단양역에 가서
일행들과 만나야 했기에 대강 찍고 부지런히 나섰다.
출발할 때가 40분 즈음이었나?
이런.. 50분에 도착한다고 치면 꽤나 빠듯했다.
읍내로 들어가서 별곡 사거리에서
직진을 했어야 했는데 우회전을 해버렸다.
앞으로 가는데 이상하게 오르막이 계속됐다.
어? 원래 오르막이 나오면 안될텐데..
그리곤 앞이 막힌 좌우 갈래 길이 나왔다.
우회전을 하고 다시 그 길로 돌아가서
단양 경찰서로 들어가서 길을 물었다.
입구 바로 옆에 있는 건물..
용어를 모르겠는데 군대로 치면 위병소로 가서
거기 경찰한테 물어보니 자기도 여기 온지 얼마 안돼서 모르겠단다.
그래서 내가 민원실에 가면 되냐고 하니
그렇다고 했다.
민원실에 들어가 길을 묻고는 재빨리 역으로 향했다.
12시 49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
왔나 싶어 서둘러 차를 주차하고는
플랫폼을 들여다보니 아이들이 서서히 걸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