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 버스를 타기 위해 남은 시간 50분.
샤워를 하고 갈 것이냐 그냥 갈 것이냐
찰나의 시간에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씻고 가기로 결정.
06,57 샤워 완료.
머리 말리고 옷 입고 정리하니 벌써 시간이 07,14
아, 썅 또 늦겠다.
터키에서 주몽에 이어 뽀로로를 보았다!!
서둘러 체킹 아웃하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07,20
07,22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다.
07,25 체념을 시작한다.
07,26 다른 버스는 수 차례나 지나가는데 빌어먹을 내가 탈 버스만 안온다.
07,30 아, 씨발.. 성질 뻗쳐서 정말.. 이렇게 15 TL 날려먹나..
다음 버스 타지 뭐...씨발 15 TL 아깝지만 별 수 있나..
07,33 씨발노무 버스 드디어 도착.
어제는 1.2 TL, 1.25 TL에 탔는데 이번엔 0.9 TL에 탔다.
씨발 진짜 가격은 뭐야?
터키놈들 바가지에 신물이 난다.
정보책이라고 있는 것들은 TL를 안쓰고 엉뚱한 €로 적어놨다.
뭐 이런 병신들이 다 있지?
한국 정보책에 화폐 단위로 일본 円을
적어놓은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인지.
그렇지만 여기서 여행을 중단할 순 없다.
다시 안오기 위해 최대한 볼 만큼은 봐야지 않겠나.
Otogar에 도착.
버스는 당연히 있을리가 없다.
내가 탈 버스는 어느 플랫폼으로 가야하는가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어제 티켓 샀던 아저씨가 날 부른다.
뭐라뭐라 터키말로 얘기하면서 시계를 가리키는데
'아, 나도 알아. 나라고 늦고 싶어서 늦었겠어?'
속으론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했다.
'I just wanna buy the next bus ticket.'
아저씨는 날 데리고 사무실로 가서
다시 한 번 시계를 가리키면서 뭐라뭐라 한다.
대충 이해하기론 원래는 35분 정도까지 기다리는데
나 때문에 40분까지 기다렸다는 얘기인 듯 하다.
근데 45분에 오면 어쩌냐는 얘기인 듯.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없으면,
그냥 가면되지 뭘 기다리고 그래.'
사무실에 있던 다른 아저씨가 티켓을 달라고해서 줬다.
그러더니 시간대를 09시로 고쳤다.
그래서 난 15 TL 내려고 줬는데 두 분 다 고사한다.
헐, 갑자기 존니스트 미안해지기 시작한다.
아무튼 땡큐. 15 TL 굳었다.
다음부턴 안늦겠음.
Doğu Kars 버스 다시 탈 일 있거들랑
꼭 다시 타리라 다짐하고 09시까지 삐댄다.
사무실에서 이리저리 삐대다가 08,57이 됐는데도
나가라는 말이 없길래 플랫폼으로 갔는데
이 회사 자리에 다른 회사차가 있네??
뭐지..?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니 다들 짐챙겨 나간다.
나도 급하게 짐짝 끌고 밖으로 나갔다.
헐퀴, 밖에 갑자기 왜이렇게 추워졌어!!
비까지 살포시 내려준다.
플랫폼 끝에서 3분 정도 기다리니
Otogar로 들어오는 Doğu Kars 버스.
행선지는 Kars.
오..Minibus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형 버스다.
내 좌석에 언놈이 앉아있다.
하긴 난 이미 Kars로 한참을 달리고 있을 버스에 있어야할 몸.
그냥 뒷자리 빈좌석에 가서 앉았다.
차장도 티켓 검사하면서 딱히 자리 옮기라는 얘기 안하니
그냥 이대로 가는 거다~
가다가 졸다가 등이 쿡쿡 쑤셔 깼다가 다시 졸다가
으으으으..대체 어디가 문젠지
버스 타면 등이 쑤시는 일이 몇 년이나 된지도 모르겠다.
12,20 도착.
Servis 타려고 움직이는데 언놈이 Ani 가냐고 묻는다.
No.
가긴 간다만 짐 이렇게 들고 어딜 움직이냐.
하지만 이것이 실수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태 탔던 Servis 버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버스다.
동시에 가장 오래된 버스이기도.
아직도 이런 차가 현역이라니..
그래도 Benz다.
남들 우루루 내리길래
나도 내려야 될까 싶어 기사에게 숙소를 묻는다.
뭐 Dolmuş 얘기해주면서 저기서 꺾어서 쭉 가라는 얘기지 싶다.
내려서 얘기해준 곳으로 따라 갔는데 이내 교차로가 또 나온다.
헐..이 뭥미. -ㅅ-
이리저리 가다가 결국 아무나 붙잡고 물었다.
말로 좀 설명해주다가 답답한 듯 따라오란다.
같이 가는 도중에 뭐라고 하는데 무슨 말하는지 못알아듣겠다.
그러자 독일어 하냐고 묻는다.
헐퀴 왠 독일어냐. 어제도 Info에서 독일어 가능한 직원 있더만
이런 독일하곤 먼 촌구석에 독일어 가능한 사람이 왜 있는 거냐.
여튼 당신의 친절함에 감사드린다.
도착.
1층 방을 줬다. 터키 1층은 한국 2층이다.
오..어제랑 엊그젠 3층짜리 방 써서
짐짝 끌고 오르내리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능.
여권을 잠시 맡기고 방에 올라와보니 또 Twin Room이다.
뭔 상관이냐 어차피 나 혼잔데.
짐만 놓고 화장실이며 샤워실을 찾아봤다...만,
화장실은 양변기가 아니고 구형 앉아쏴다.
아, 나 배 살살 아픈데 여기서 싸긴 싫다. -ㅅ-
샤워실은 없네?? 응??
소변 보고 나오는데 여권을 돌려주면서 따라와보란다.
2층으로 올라가니 Double Room을 보여주며 여기서 묵으란다.
2층에 샤워실이며 화장실이 있어서
여기가 이동하기 편하니 여기서 묵으라고 하는데
짐짝 끌고 다시 오기 귀찮아서 괜찮다고 했다;
Ani 유적 가는 방법 물었는데
택시로 1人 70 TL, 2人 이상 80 TL [80/n]
헐퀴 쥰내 비싸!!
일단은 Information Centre로 가기로 했다.
밖을 나서 찾아갔는데 영 헷갈린다.
경찰서로 가서 아래로 쭉 내려가면 되는데
엉뚱한데 경찰서가 있다.
그래서 경찰한테 길을 물었는데 잘 모르는 듯한 눈치.
한 명이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알려준다.
2분 걸린대서 알려준대로 갔는데 Info는 커녕
왠 학교가 나오냐 -,.-
근처에 Rent a car 사무실이 있길래 들어가서 물었는데
쭉 가서 좌회전 하란다.
뭐야..앞에 다리처럼 보이는 거 있는데
그거 가기 전에 꺾으라는 건지 가고 나서 꺾으라는 건지...
영어로 물어봤는데 못알아듣는다.
터키어로 뭐라 뭐라 대답해주니
그냥 알았다고 고맙다고 하고 나왔다. -,.-
가다 보니 또 경찰서 등장.
경찰한테 물어보니 바로 맞은편에 있다. 후후후..
Info에 가서 지도를 얻고 Ani 가는 버스편을 물었는데
버스 없고 택시만 있단다. 80 TL.
제길 여기가 더 비싸..-,.-
그렇다고 같이 갈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시 돌아갔다.
받은 지도는 복사가 제대로 안돼서 별 도움도 안된다.
으으..피같은 70 TL 써야하나..
하지만 내일 하루 더 묵고 싶진 않다.
이미 Göreme랑 Amasya, Erzurum에서 하루씩 3일을 날려먹었단 말이다.
에라 모르겠다. 지르고 보자.
3시에 가자는거 2시 30분에 가자고 얘기하자마자 2시로 바꿨다.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파서
근처에 Döner Kebab 파는 곳 있냐고 물었는데
친절하게 데려다줬다.
얼마냐고 물었는데 5 TL란다. 수상하다.
바가지 같지만 속는셈치고 먹어준다. 배가 너무 고팠거든.
택시가 아니고 숙소 아저씨가 직접 모는 자가용이다.
뭐 이거나 저거나 가기만 하면 되니 No Probs.
사진 찍을 수 있냐니까 괜찮단다.
헐, 진짠가?
..
진짜였다.
뭐야 이거.
2년전에 발행한 "Lonely Planet"도 된다고 하는데
왜 1년 전에 발행한 병신같은 한국 책 "Just Go, 터키"는 안된다고 하냐.
가보지도 않고 옛날에 어디서 줏어들은 정보 담았겠지. 씨발.
Ani는 Kars에서 동쪽으로 약 45Km 정도 떨어져 있다.
근데 가는 데는 50분 정도 걸리네..
운전 중에 흘끗흘끗 계기판 봤는데
분명 90km 정도로 달리는데 왜 이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
여튼 도착해서 5시까진 오라는 얘기를 다시금 듣고는 입장.
티켓 오피스에서 티켓[5 TL]을 사려고 10 TL 냈는데
5 TL 없다고 3 TL만 주고 나갈 때 다시 오란다.
근데 나올 때 깜빡하고 안들렀다. 이 썅 내 돈 T_T
성문을 들어서자 마자 넓게 펼쳐지는 폐허-_-;
뭐 없다??
여기 하나 저기 하나 저~어기 하나.
뭐 이리 띄엄띄엄 있냐..-,.-
Ani는 현재 유령 도시다.
3 세기가 넘는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고,
Türkiye[터키]와 현재의 Հայաստան[아르메니아]의 국경이라
터키 군사지역에 묶여 버려졌다.
Ani의 최근 역사는 끊임없이 계속 파괴되어왔다.
방치, 지진, 문화 청소, 반달리즘, 채석, 아마추어적인 복구와 굴착.
이 모든 그리고 더 많은 것들이
Ani 유적에 피해를 가져왔지만 아직 Ani는 견뎌왔다.
2시간 걸릴만한가 싶었지만 조금 부지런히 걸었다.
1034년에 지어졌다는 Aziz Prkitch Kilisesi. [英 The Church of St. Prkitch]
혹은 The Church of the Holy Redeemer.
건물 외부에 빼곡하게 적어놓은 아르메니아 글자들.
절반이 없ㅋ엉ㅋ.
Baths.
Baths.
Akhurian River. [아르메니아어 Ախուրյան, 터 Arpaçay]
강 왼쪽은 Հայաստան [英 Armenia], 오른쪽은 Türkiye.
아르메니아는 터키를 철천지 원수로 생각하고 있다.
오스만 제국과 터키 정부가 터키 영토에 살던
기독교계 아르메니아인을 집단적으로 학살한 사건 때문이다.
터키 정부는 아직 집단 학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르메니아↔터키는 현재 국경 개방을 하지 않고 있다.
1215년에 지어졌다는 Tigran Honents Kilisesi,
[英 The Church of St Gregory of Tigran Honents].
여기도 저기도 찍고 아래로 향하는 길이 있어
뭐 있나 한 번 쳐다봤다가 구석에 짱박혀(?) 있는 교회 발견.
사진 찍으러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힘들고 숨차 죽는 줄 알았다.
Hripsime Manastırı. [혹은 Bakireler Manastır, 英 Monastery of the Virgins]
Hripsime[Հռիփսիմէ]은 아르메니아의 동정녀[Virgin] 였으며 Roma 태생의 순교자란다.
Hripsime은 Rhipsime, Ripsime 혹은 Arsema라고도 불린다.
이제 저기 언덕 위에 있는 공장같이 생긴 건물을 찍으러 가야지.
바로 이놈, Ebul Manucehr Camii.
양쪽을 이어주던 부서진 다리의 흔적.
좌측 이미지의 저작권은 저작권사에 있으며,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 되었고 상업적인 용도가 없습니다.
예전엔 이와 같은 모습이 아니었나 하는 그림.
앞에 둥근 건 위에 있는 Hripsime Manastırı.
그림 출처 : VirtualANI
Hripsime Manastırı.
Aziz Prkitch Kilisesi.
1001년에 지어졌다는 Ani Katedrali.
[英 Cathedral of Ani, Church of the Mother of God, 아르메니아어 Սուրբ Աստուածածին Եկեղեցի]
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내리는 듯 하더니 이내 우박이 떨어진다.
악악악!! 5월에 우박이라니!!
님아, 5월에 우박으로 싸다귀 맞아봤어요?
안맞아봤으면 말을 말아요. 쥰내 따가움. -,.-